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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구 소련의 치부를 들여다보다.

by 설계자 2020. 3. 26.

                                                                        

<문예출판사 1999.11.30>

강제 노동수용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구 소련의 작가 솔제니친의 소설이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는 그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으로 이 소설로 그는 1970년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스탈린 정권 시절 솔제니친은 스탈린을 비판하는 소설을 썼다는 죄목으로 강제노동소 8년, 추방 3년형을 선고받는다. 스탈린 사후에 등장한 흐루쇼프는 전임인 스탈린의 우상화, 잔학성, 권력 남용을 비판하며 개혁노선을 표방하는데 이러한 스탈린 운동의 영향으로 그는 1957년 복권이 된다.

 

흐루쇼프의 실각 후에도 그는 소련 사회에 대한 날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고 그의 집필활동을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소련 당국의 탄압을 받게된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계속 작품을 하는데 결국 <수용도 군도>의 파리 출간 후 1974년도에 국외로 추방을 당한다. 그리고 소련이 붕괴된 1994년에서야 20년이란 긴 망명생활을 마치고 다시 러시아로 돌아오게 된다.

 

주인공 이반데니소비치 슈호프는 2차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군에 포로로 잡히게 된다.  가까스로 도망을 쳐서 아군 부대에 발견되었으나 '국가 반역죄'라는 죄목으로 강제 수용소로 끌려오게 된다. <이반데비소비치의 하루>는 강제수용소 죄수들의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일상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영하 20도가 넘어가는 생명이 온전히 깃들 수 없을 것 같은 척박한 동토의 강제 노동수용소. 그곳에도 사람들은 살고 있었고 각자 터득한 생존방식으로 하루 하루 목숨을 이어나가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곳에는 기대, 미래, 희망 따위의 추상적인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그처럼 거창하고 추상적인 것들이 아니다.

평소보다 넉넉하게 확보한 빵 조각, 따끈한 국, 작업장에서 주워 몰래 들여온 줄칼 도막 같은 지극히 사소한 것들에게서 그는 행복감을 느낀다.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비참한 현장에도 나름의 질서가 있고 놀라운 것은 수용소 밖의 세상과 마찬가지로 '권력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존재하고 있으며 그 안에도 부조리와 부패는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은 형기를 손꼽아 세어보며 품었던 기대는 형기를 마치더라도 집에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으로 바뀌고 결국에는  과연 자신이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지조차 의심하고 헷갈리는 체념으로 변하게 된다. 기대도 희망도 없고 현실비판 의식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도 점심 때 죽그릇  수를 속여 두 그릇을 먹었지만 생존을 위해 약삭빠르게  움직이는 자들을 비웃고 경멸한다.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고 믿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소설은 주인공 이반데니소비치 슈호프가 수감되었던 3653일(만 10년중 윤년이 3번 낌)중 어느 하루 동안에 일어났던 이야기이다. 더 이상 시간의 전개가 필요없었던 것은 열거하지 않은 나머지 3652일도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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